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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출내기시인방

사과밭에서

사과밭에서

 

사과나무는 주인의 발자국 소리에

귀 기울이고

사과밭 지기는 사과의 미소에

흥겨워진다.

사과나무는 주인의 손길과 땀흘림에

알알이 영걸어 가고

사과밭 지기는 그소리에 귀 기울인다.

 

몇일 뜸한 사과밭 지기의 인사 없음에

사과는 잡초에 인상 지으며 응애며 노린재에 습한 곳의 균들에 

지친 사과 나무는 사과밭 지기를 기다린다.

사과밭 지기는 사과에게 미안한 마음보다.

늘어난 일거리에 휴 한숨만

사과밭에서는 

사과밭 지기의 발자국 소리에 

사과와 사과밭 지기는 서로 하나 되어

사과는 사과밭 지기의 땀 내음에 가지흔들며 춤추고

사과밭 지기는 사과의 싱그러움에

 땀에 젖은 긴 소메옷 눌러쓴 큰 창모자...

이슬 마른자리에 따가운 햇살

 녹아있는 얼음물에 

사과나무 그늘에 짧은 휴식...

사과야 나는 너를 너무너무 사랑한다

저 구석진 사과나무도 바람결에 살랑살랑

춤과 노래로 사과밭 지기의 흘린 땀을 쓰다듬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