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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방조제 관광 후기- 인간의 힘 어디까지일까?

새만금 방조제 관광 후기- 인간의 힘 어디까지일까?


친구들과함께 새만금 방조제로 여행을 다녀왔다.
새만금 방조제에서 느낀 것은 인간의 힘이 과연 어디까지일까 였다.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새만금 방조제의 모습을 추억으로 담아둔다. 어째든 새만금관광은 즐거운 하루였다.

설렘이 없는 아침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먼 길을 떠나는 마음에는 설렘이 꿈틀거려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도 영 설렘이 없다. 나이 탓일까, 아님 기후 탓일까? 모를 일이었다.

약속 장소인 사상 파라곤 호텔 앞, 벌써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농담 따먹기가 한창이다. 회장은 전화기를 붙들고 목소리가 높다. ‘ 니 일마 온다고 안켄나? 지금와서 몬온다 카마 우짜노?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데...알았다. 망할놈아“

벌써 할마시,영감탱이라니...

출발이다, 총무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참석자를 확인하고 있다.

회장이 총무에게 묻는다. “몇 명이고?‘ 한 20명쯤 되는 것 같네. 아이쿠 망했다.”

회장의 눈빛에는 실망의 그늘이 드리워진다. 나름으로 챙긴 결과에 대한 실망이란 누구에게나 공통으로 나타나는 얼굴, 바라보는 자신이 민망하기까지 했다.


야야, 창원친구들 많이 안있나, 한 30명만 오면 딱 맞다. 날씨도 더운데... 야야 옷이나 갈아입어라. 준비한 티셔츠를 갈아입었다. 짙은 하늘색에 가슴에는 중산이란 마크가 선명하고 어께에는 20이란 글씨가 박혀있었다.

버스 뒤쪽에서 여자친구의 목소리가 들렸다. “머슴아들아, 뒤돌아보지 말아라. 옷 갈아입는다.” 한 남자 친구가 되받는다. “할마시도 부끄럼이 있나? 질세라 여자친구가 답한다. 그래도 아직은 여자다. 영감탱이야”


인간의 능력이 어디까지란 말, 저절로 튀어 나왔다.

창원에서 친구들을 태우고 버스는 고속도로를 내달렸다. 오랜만에 타보는 버스, 차창 밖으로 펼쳐는 풍경은 선잠을 깨우고도 남음이 있었다. 남강휴게소에 도착하여 준비해온 아침을 걸판지게 먹었다.

 

같은 티셔츠를 착용한 탓일까. 일체감이 있어서 좋았고 10년은 젊어져 있음을 느꼈다. 출발, 회장님의 소달구지 굴러가는 듯한 토속적인 인사로 한바탕 웃음이 터지고 이어서 노래자랑을 겸한 인사가 진행되었다.

 

5시간을 달려 이윽고 도착한 새만금 방조제 인근식당에서 점심(회)을 먹고 방조제로 차를 몰았다. 한 마디로 인간의 능력이 어디까지란 말, 저절로 튀어 나왔다.

총길이 33km, 방조제 밑바닥 넓이가 240m, 평균 수심이 40m, 유속이 7m/초 등

총무님이 준비해온 자료를 내가 대신 낭독했다.

20년 걸려 완공한 방조제, 앞으로 10년은 더 공사를 하여야 매립이 완료된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알았다. 이 무식의 소치를 용서하시라.

매립지 중 22%가 강으로 만들어 진다니 완공후의 풍경을 기대해도 될만하다.

새만금 방조제에 대한 찬반 논란을 이제는 접고 거대한 밑그림에 아름다운 색을 입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송강사에서 땀 흘리는 불상도 목격하는 행운을...

3시 반 출발, 돌아오는 길에 진안 송광사에 들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송광사가 아닌 진안 송강사임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그리 크지 않는 소박한 사찰이다. 입구에는 연꽃이 각색의 립스틱을 바르고 길손을 맞아 주었다.

 

송광사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불상이 있는데 그날따라 불상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내 고향 사명대사 비석에만 땀을 흘리는 줄 알았는데 이곳 불상에도 땀을 흘리는 사실을 확인하는 행운을 얻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는 영 깨운치 않았다. 신비를 우리 고향에만 간직하고 싶은 욕심 때문일 것이다.

 

“아직은 우리 까딱없다 그쟈?”

버스에서는 신나는 음악이 흘러 나왔다. 아니 솟아져 나왔다.

한 사람 두 사람 어깨를 들썩이기 시작하더니, 와르르 막춤이 버스 안을 메웠다.

꽹가리 장단에 맞춘 민요메들리는 병상에 누운 이웃집 아제도 벌떡 일어날 만큼 경쾌하고 신났다. 머리를 풀어 제친 여자친구의 머리카락에 얼마나 빰을 얻어맞았든지 아직도 내 빰이 시리시리 하다면 더 말해 무엇 하리오.

한 친구가 말했다. “아직은 우리 까딱없다 그쟈?”

주선하느라 고생하신 임원들과 참석하신 친구들에게 고마움 전하고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에게는 잘 다녀왔다는 안부와 우리들의 우정을 까딱없이 가꾸어 가자는 말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