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걷기 - 한빛농장 차조기밭 비닐걷기
비닐을 걷으면서 봄을 만납니다
어제 그제는 꽃샘 추위로 겨울이 다시 오는가
싶더니 날씨가 많이 풀렸습니다
3월이 되고 날씨가 따뜻해지니 농부의 마음은 바쁘기만 합니다
지난 해 차조기 밭 비닐을 서둘러 걷는다고 시작 했지만
여기저기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고 묵은 뿌리에 푸른빛이 돌아오니
비닐 걷기가 엄청 더 어려웠습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그래도 하다보니 다 하긴 했습니다
단순히 비닐을 걷는다는 생각만 했으면 정말 힘들고 어려웠겠지만
올해 농장의 새 식구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고 생각하니
바람이 불고 먼지가 나도 묵묵히 할 수가 있었답니다
차조기가 자라던 구멍마다 개똥쑥이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네요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잡초가 없으면 한 번에 쉽게 비닐을 걷을 수 있는 데 ...
풀이 나면 한 골에 적어도 두 번을 해야 한답니다
왼 손은 미니 괭이를 잡고 오른손은 비닐을 당기는 데 ...
요령껏 비닐이 찢어 지지 않도록 해야 한답니다
작년에 두꺼운 비닐을 사용하지 않고 얇은 비닐을 사용해서
일손이 두 배나 더 들고 사람 고생하고 ...
얇은 비닐은 이렇게 찢어지니 작업 능률이 오르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두꺼운 비닐을 덮었으면 하루만에 다 할 일을
막내 선예가 거들어도 이틀 걸려서 마무리를 했답니다
일을 마치고 나서는 몸살이 날 정도로 힘이 들었고
지금 사진만 봐도 비닐 걷던 그 날의 고생이 떠오릅니다
먼지가 풀풀 나지만 여기에 올해 한빛농장
새 식구를 맞이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흐뭇 합니다
제가 조금 고생해서 뭇 생명의 보금자리가 만들어 진다고 생각하니
비닐 한 조각도 남김 없이 걷으려고 했답니다
낮에 잠시 과수원가서 개밥도 주고 택배도 싸고오니
이제 몇 골 남지 않았지만 해는 벌써 서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가고 ...
엎친 데 덮친 격 시간은 없는 데 비닐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갈 길은 멀고 마음이 바쁘기만 합니다
한 골씩 단 번에 나가지 못하고 잡초가 있는 밭은
반 골씩 나가고 또 반골을 나가면서 해야 일이 수월 하답니다
97년부터 지금까지 잡초가 있는 밭 비닐걷기 노하우 랍니다 ㅎㅎ
랑이 과수원 일로 바쁘니 자연스럽게 비닐 걷는 것은 제 일이 되어 버렸네요
밭둑에는 쑥과 냉이가 고개를 내밀고 봄소식을 전합니다
추운 겨울에도 꿋꿋이 자란 강인한 생명력을 뽐내는 것 같습니다
떡깔나무 잎을 이불 삼아 봄의 기지개를 활짝켜는 쑥을 보면서
한빛농장 차조기밭 비닐걷기 여기서 마칠까 합니다
지금까지 경청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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