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2. 1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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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보내며 / 안 윤 주
아가야,
꽃으로 피어 웃어주던 너에게
눈 맞추던 봄날 꿈꾸며 행복했다
꽃샘바람 모질게도 불어
밤잠 설치며 애태우던 그날 밤
청솔가지 태운 연기로
찬 서리 쫓던 슬픈 기억이 새롭다
아비의 거친 손끝에서 자라난
내 살점 같은 아가야
한 점 부끄럼도 달지 않고
땡볕 보듬고 키운 고운 너를 보낸다
가거들랑 그곳에 가거들랑
땀에 젖은 아비의 하얀 마음
더도 덜도 말고 본대로 전해다오
만나거들랑 고운 님 만나거들랑
지리산 청정이슬로 세수하고
어미가 입혀주는 고운 옷 입고 왔다고
배시시 웃어 기쁨 가득 주거라
그 님이 얼굴 찡그리거든
군말 말고 꾸벅 절하고 달려와
못난 아비의 종아리를 쳐다오
어설픈 어미의 엉덩이를 쳐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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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농업인의 마음을 헤아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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