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밭에서
사과나무는 주인의 발자국 소리에
귀 기울이고
사과밭 지기는 사과의 미소에
흥겨워진다.
사과나무는 주인의 손길과 땀흘림에
알알이 영걸어 가고
사과밭 지기는 그소리에 귀 기울인다.
몇일 뜸한 사과밭 지기의 인사 없음에
사과는 잡초에 인상 지으며 응애며 노린재에 습한 곳의 균들에
지친 사과 나무는 사과밭 지기를 기다린다.
사과밭 지기는 사과에게 미안한 마음보다.
늘어난 일거리에 휴 한숨만
사과밭에서는
사과밭 지기의 발자국 소리에
사과와 사과밭 지기는 서로 하나 되어
사과는 사과밭 지기의 땀 내음에 가지흔들며 춤추고
사과밭 지기는 사과의 싱그러움에
땀에 젖은 긴 소메옷 눌러쓴 큰 창모자...
이슬 마른자리에 따가운 햇살
녹아있는 얼음물에
사과나무 그늘에 짧은 휴식...
사과야 나는 너를 너무너무 사랑한다
저 구석진 사과나무도 바람결에 살랑살랑
춤과 노래로 사과밭 지기의 흘린 땀을 쓰다듬어 줍니다
'신출내기시인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축시 - 동행자에게 / 안윤주 (7) | 2012.01.12 |
---|---|
신공항 백지화 - 그럼 진작 막아야 옳지 않았던가? (2) | 2011.03.31 |
알짜 사이버가게 만들기 (9) | 2011.03.19 |
땀 흘리는 행복 (2) | 2011.03.10 |
나림(那林)혼불 앞에서 (1) | 2011.02.24 |